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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봄날에서 펴낸 책과 작가, 그리고 회사 이야기를 소개한 언론 보도입니다

경남도민일보_섬 전문가 손에서 만들어지는 '살고 싶은 섬 마을'

namhaebomnal
2023-04-12
조회수 238

전남 섬 가꾸기 사업 전문위원으로 참여하며 기록
여수 낭도, 고흥 연홍도, 강진 가우도 등 변화시켜
남해의봄날 <어딘가에는 @ 있다>시리즈로 출간


걸어서도, 차를 타고도 갈 수 없는 곳. 오직 배를 타야 갈 수 있는 작은 섬마을. 언제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는지 몰라도 육지보다 확연히 부족한 생활 여건일 터인데 그 환경에 수긍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런 섬마을 사람들 사이로 뛰어 들어가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섬 전문가 윤미숙. 그는 거제에서 태어나 NGO 활동을 했고 2006년 푸른통영21에서 사무국장을 맡아 마을 만들기 일을 시작해 ‘동피랑 벽화마을 만들기’, ‘연대도 에코아일랜드 조성 사업’, ‘강구안 푸른 골목 만들기’, ‘서피랑 99계단 프로젝트’, ‘욕지도 자부랑개 마을 살리기’ 등을 성공시킨 주인공이다. 이런 사업들로 상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부당해고와 복직 판정 등 여러 일을 겪고서는 전남으로 가서 섬마을 가꾸기 사업을 시작했다.



이 책은 그가 섬마을을 살기 좋은 곳,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과정을 담았다. 마을 사람들과는 어떤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지, 함께 일하는 공무원들과는 또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등등의 노하우도 곁들였다.

전남도청에서 첫 근무를 시작하면서 윤미숙은 자신을 이렇게 표현했다. “사무실은 도청 16층, 내 책상은 간이 휴게실 근처 재활용 물품과 비품이 쌓인 구석진 창가에 놓여 있었다. 그들에게 나는 ‘전문위원’이라는 이름의 낯선 어공(어쩌다 공무원)이었고, 껌 씹으며 자문회의에 늦게 도착한 주제에 커피까지 타서 자리에 앉은 굴러온 돌이었다.”

2014년 전남이 전국 처음으로 시작한 섬 가꾸기 사업 이름은 ‘가고 싶은 섬’이었다. 그는 이름을 보고는 ‘주민이 먼저 살고 싶은 섬이면 안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속에 담았다. 그렇게 시작한 섬마을 사업으로 여수 낭도, 고흥 연홍도, 강진 가우도, 완도 소안도, 신안 반월·박지도, 진도 관매도 등이 그의 손에 의해 서서히 변해간다.

그가 왜 살고 싶은 섬을 강조하는지 읽어보자.

“대한민국 영토에서 단언컨대 가장 아름다운 곳은 섬이다. 숲과 산, 바다와 해변, 어여쁜 마을이 자리한 우리 섬들은 숨은 보석이다. 우리는 이 멋진 자원을 잘 가꾸고 누릴 수 있도록 섬 구석구석의 삶을 보듬고, 주민의 삶이 다채롭고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 그러려면 ‘가고 싶은 섬’이 아니라 ‘살고 싶은 섬’을 지향해야 한다.”(39~40쪽)


연홍도 섬미술관. /윤미숙 섬전문가 


연홍도 포구 방파제에 설치된 소라조형물. /윤미숙 섬전문가


이런 생각으로 고흥 연홍도를 바꾼 이야기도 들여다보자.

“섬에 닿던 날, 연홍도의 첫인상은 밋밋했다. 기암괴석도 없고, 해변은 핼쑥하고 절경도 없이 앞뒤로 평범했다.”

이랬던 연홍도가 그의 손을 거쳐 2년 차엔 이렇게 변했다.

“작은 섬 미술관을 사들여 공공의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했고, 카페와 마을식당, 마을숙소를 차례대로 완성했다. 수작업으로 완성한 2.2㎞ 길이의 산책로를 따라 섬 한 바퀴를 돌며 사방 풍경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다. 곳곳에 의자와 평상을 설치했는데, 관광객이 반나절만 걷고 나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나름의 의도된 조성이자 방책이었다.”

이뿐인가. 포구에는 사람 키보다 큰 소라 조형 두 개도 세웠다. 연홍이라는 이름에서 힌트를 얻어 섬의 콘셉트를 ‘연분홍 치마 연홍도’로 정하고 2017년 5월 13일 연홍미술관을 개관했다.

저자 윤미숙은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5년을 ‘어공’으로 일하면서 느낀 아쉬움도 책의 말미에 남겼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국민 세금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중요하지 않고 전 단체장이 했던 일을 지우개로 박박 밀어버린다. 앞선 이의 이러저러한 정책은 참 좋으니 제가 이어 잘 마무리하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단체장 한 번 보면 소원이 없겠다.”(181~182쪽)

이 책은 통영 출판사 ‘남해의봄날’의 <어딘가에는 @ 있다> 시리즈 6번째 이야기로 출간됐다. 192쪽. 1만 4800원.



정현수 기자  dino999@idomin.com 

기사 원문 보기  https://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82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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