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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봄날에서 펴낸 책과 작가, 그리고 회사 이야기를 소개한 언론 보도입니다

경향신문_[책과 삶] 가장 먼저 맛보는 열두 달 '통영의 맛'

namhaebomnal
202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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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백미
이상희 지음
남해의봄날 | 184쪽 | 1만8000원


40년 가까이 경남 통영에 살며 식재료와 음식을 연구해온 저자가 매달의 식탁 이야기를 풀어냈다. 제철음식의 기준이 도시인의 감각보다는 조금 이르다. 예를 들어 멍게는 2월, 굴은 9월에 소개한다. 이유는 통영에서 난 재료들이 대규모 유통망을 타고 전국으로 뻗어나가기 전, 현지에서 소량으로 나오는 맏물들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카메라와 수첩을 들고 재래시장을 어슬렁거리며 전국에서 가장 먼저 멍게비빔밥이나 고구마줄기김치를 맛보며 즐거워하는 저자의 미소가 떠오른다.

통영의 음식문화가 풍성한 이유에는 지리적·역사적 요인이 겹쳤다. 통영은 다양한 해산물이 많이 나는 해안지역인 데다 조선 수군 최고 수뇌부가 상주하는 삼도수군통제영이 있던 곳이었다. 인근 바닷가 70개 마을에서 통제사에게 특산품을 바쳤고, 통제영 주방 담당자의 솜씨를 통해 다양한 음식으로 거듭났다.

도시사람들도 쉽게 맛볼 수 있는 멸치조림, 고등어조림, 대구탕에서부터 작심을 해야 접근할 수 있는 졸복국, 도다리쑥국, 장어탕을 거쳐 그 맛을 상상하기 어려운 물굴젓, 볼락김치까지 사계절의 밥상이 이어진다. 각 음식의 유래나 효능, 구분법과 저자의 레시피까지 적혀있다. 게만 해도 고소하고 담백한 털게, 쫀득한 단맛 나는 벌덕게, 비린내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방게, 회로도 먹는 꽃게가 있다. 발품 팔아가며 찍은 사진이 다채롭고, 현장에서 전해들은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다. 욕지도에서 고등어를 4만마리씩 손질해 간하고 저장하던 이야기는 짧지만 인상적이다.

책을 덮으면 통영행 차표를 끊고 싶어지는데, 시국이 시국이라 저어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는 날을 기다리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기사 원문 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1152156015&code=9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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