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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봄날에서 펴낸 책과 작가, 그리고 회사 이야기를 소개한 언론 보도입니다

채널예스_숲속작은책방 백창화 "책이 곧 꿈과 동의어입니다"

namhaebomnal
2021-06-11
조회수 81


굽이굽이 시골길을 따라 가면 아름다운 책방이 나타난다. 책방 좀 다녔다는 시인과 소설가도 한 번 다녀오면 잊지 못하는, 책 좋아하는 사람의 판타지 같은 공간 ‘숲속작은책방’이다. 바람을 품은 정원과 나른한 고양이가 있는 곳, 천장까지 책이 가득한 책장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책을 사랑했던 지독한 책덕후 백창화 부부가 사는 공간이다. 세상과 사람을 향한 시선을 돌리지 않으며 책 곁에서 길을 찾고 만들었던 숲속 책방지기의 책과 함께한 20년 이야기. 숲속에서 만난 책벗들과 그의 삶을 바꾼 인생 책 이야기를 『숲속책방 천일야화』에 한가득 풀어놓았다. 




표지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특히 “좋아하는 책을 말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 나는 천 일 동안 책의 이름을 대고 기어이 살아남을 것이다”라는 구절이 ‘천일야화’라는 제목과도 참 잘 어울리는데요. 그 천 번째 책은 어떤 책으로 장식하고 싶으세요? 

아아....어려운 질문이네요. 999일을 넘기고 난 마지막 날, 살아남기 위해 내가 들려줄 천 번째 책은.....아직도 읽지 못한 단테의 신곡 <천국 편>으로 하면 어떨까요. 제 인생에 두 가지 화두가 있다면 종교와 문학입니다. 이 두 가지가 오늘의 저를 만들었는데 실제 두 개 다 갖지 못했습니다. 선교사를 꿈꾸기도 했던 청소년기를 지나 냉담자가 되었고, 원하는 소설가가 되지도 못했지요. 생의 말년에, 지나간 삶에 대한 한탄과 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신곡을 읽어보고 싶습니다.

작가님께 책방은 생활 속 공간이기도 하고, 책을 팔아야 하는 현실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거실 가득한 책장을 실현한 꿈의 공간이기도 할 텐데요. 작가님께서 꿈꾸는 책방의 모습은 어떤 공간인지, 혹은 실제 그런 공간들을 만난 적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제가 꿈꾸었던 책방은 책이 물건으로 쌓여있는 곳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서면 책들이 내게 말을 걸어오는 듯한 '유혹의 공간'입니다. 현대인들이, 특히 어른들이 자주 잊고 사는 마음 저 밑바닥의 감정들이 살아 오르고, 달콤한 기운이 나를 간질이고, 그래서 바깥에선 전혀 하지 않던 이상한 행동들, 예를 들면 괜히 책 한권 펼쳐서 멋지게 손에 들고 싶다거나 호기롭게 큰 돈을 치루고 읽지도 않을 벽돌책을 사 들고 나가게 되는 이런 행동들이 이루어지는 공간이요. 영국 “헤이온와이”나 프랑스 “몽톨리외”처럼 시골 책마을의 오래된 서점들을 여행할 때 바로 제가 받았던 느낌들, 또 했던 행동들입니다. 

책방에서 친구들과 하룻밤을 보내고, 자신의 인생책을 찾은 6학년 독자의 이야기가 무척 기억에 남습니다. 실제로 책방에서 보낸 하룻밤의 북스테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가정집에 책방을 낸 것으로도 모자라, 방을 내어주기까지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북스테이를 하는 까닭이 있으신가요?

일반적으로 여행자의 숙소에는 온기가 없습니다. 일상이 없기 때문이죠. 묵었던 이들의 이야기는 일회용으로 휘발되어 버리고 집에는 삶이 담기질 않으니까요. 그런 숙소들이 주는 삭막함이 싫었는데 유럽 시골마을에서 민박을 하면서 그 집을 지켜온 이들과 함께 자고 먹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숙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북스테이를 찾아주신 방문객들이, 제가 원했던 그 지점에 정확히 공감해주시는 걸 보고 역시 숙박도, 책방도, 공간의 핵심은 사람이고 삶이고 이야기라는 걸 알았습니다.

 



최근엔 백독백서 챌린지를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록하는 것에도 큰 의미를 두고 계신 것 같은데요. 이런 기록이 어떤 의미이고, 왜 필요한가요?

아름다운 글을 옮겨 적다 보면 아름다움이 내 안에 스며듭니다. 뜻을 몰라도, 이해하지 못해도 아름다운 것은 따라해 볼 만합니다. 책을 읽기만 하면 허공에 날아가버리기 쉬운데 짧은 메모라도 남기면 되새기게 되고, 이렇게 각인하다 보면 삶의 실천으로 이어지기가 쉽다는 걸 경험으로 알았습니다. 이것을 '인증'이라는 행위를 통해 여럿이 함께할 때 지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다는 것도요. 카톡이나 밴드 등이 이걸 가능하게 해줬지요. 노트에 펜으로 쓴다는 아날로그적 행위가 디지털 앱이나 네트워크라는 신문물과 결합해 만들어낼 수 있는 최상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해보니 너무 좋아서 친구들과, 지인들과 함께 읽고 기록하자는 캠페인을 널리 펼쳐보고 있습니다. 

『숲속책방 천일야화』에서 책과 함께 작가님의 마음에 콕 박히는 한 문장을 함께 소개해 주셨는데요. 가령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을 읽으며 "모든 인간은 사랑과 혁명을 위해 태어난다"라는 잊지 못할 한 문장을 만났다고 하셨죠. 작가님이 생각하는 『숲속책방 천일야화』에서 잊지 못할 할 문장은 무엇인가요.

제가 이 책을 쓸 수 있었던 건 결국, 에필로그에 쓴 이 한 문장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이 아름다운 시간과 감동을 느낄 수 있게 '독자'로 성장시켜준 나의 독서, 내 삶에 감사한다” 어릴 때부터 책을 알고, 책 읽는 즐거움을 알고, 그것으로 업을 삼을 수 있게 해준 독서 인생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숲속작은책방도, 『숲속책방 천일야화』 도 있을 수 있었지요. 읽고 쓰는 사람이 될 수 있었던 제 삶에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숲속책방 천일야화』는 단순히 좋은 책, 인생 책을 추천하는 책이 아니라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꿈'이라는 단어가 정말 많이 나오고, 마지막 문장도 "몸은 늙었어도 꿈은 끝나지 않았다."라고 하며 끝나는데요. 작가님에게 꿈이란 무엇인지, 책과 꿈의 관계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제겐 책이 곧 꿈과 동의어입니다. 꿈이라는 건 밤하늘 별과 같아서 가질 수 없는 무언가 같아요. 책은 그렇게 내가 도달하지 못할 어떤 것들이 집약되어 있는 존재입니다. 잠이 들어야만 꿈을 꿀 수 있듯이, 일단 책을 펴서 읽어야 그 세상에 갈 수 있습니다. 잠에서 깨면 여전히 빈 손인 것처럼, 책을 덮는 순간 되돌아본 현실의 나는 여전히 누추합니다. 그렇더라도 꿈조차 꿀 수 없다면 생이 얼마나 지루할까요. 책을 읽는다는 건 고단하고 지리한 삶에 대한 작은 위로와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알지 못하는 이들이 안타까워 도서관도 열고, 서점도 열었던 것 같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숲속책방 천일야화』를 읽을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책에는 저자 사인을 이렇게 하곤 합니다. “내 영혼의 도서관에 놓을 책 한 권 만나시길”. 제 책을 읽고 독자들이 온 세상을 뒤지며 자신이 찾고 싶었던 바로 그 책을 만나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철없는 저자의 터무니없는 환상이겠죠?....하하하.


 기사 원문 보기 http://ch.yes24.com/Article/View/45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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