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나눈 대화> 전영근 화백

통영이 근현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을 많이 배출한 예향이라 하지만 바로 이웃집에 예술가가 살고 있는 경우는 흔치 않을 거다. 남해의봄날 이웃에는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작품으로 한국의 피카소, 색채의 마술사로 불린 전혁림 화백의 작품 생애를 전시하는 전혁림미술관이 있고, 그 미술관을 운영하며 그 자신도 독특한 작품 세계를 그림으로 풀어내고 있는 전영근 화백이 살고 있다. 항상 멋들어진 페도라에 깔끔한 셔츠 차림의 전영근 화백은 멋진 외양만큼 말솜씨도 유려해서, 아버지 전혁림 화백의 품성과 통영의 예술인들, 작품에 얽힌 흥미진진한 비화를 우리에게 들려주고는 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우리만 알고 있기엔 너무 아까웠던 남해의봄날은 2015년, 전혁림 화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그 보석 같은 이야기를 책에 담아냈는데, 그 책이 바로 <그림으로 나눈 대화>다. 아버지와의 추억과 작품 세계를 아들이 가감 없는 애정과 존경으로 그려냈기에 더욱 아름다운 이 책을 우리 손으로 낼 수 있어 참 감사하다. 앞으로도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이웃으로 지내기를 바란다.

 

 

<영국에서 사흘 프랑스에서 나흘> 저자 이안 무어, 번역가 박상현

가족들과 보다 나은 삶을 찾아 한 주에 몇 번씩 국경을 넘나드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영국의 코미디언 이안 무어. 프랑스와 영국을 오가며 사는 그의 경험을 담은 책 <영국에서 사흘 프랑스에서 나흘>은 흥미롭게도 그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 대부분이 저자 못지않게 전 세계 도시를 넘나들었다. 책의 디자인을 맡아준 이기준 디자이너는 유럽의 도시들을 여행하며 디자인을 완성했고, 남해의봄날 식구들 역시 서울과 통영, 때론 전국 방방곡곡을 넘나들기가 부지기수. 무엇보다 이 책을 한글로 옮긴 박상현 번역가는 오랜 시간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삶을 살아왔다. 때문에 저자의 삶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또 공감할 수 있었고, 번역을 통해 저자의 상황과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자 단어 하나에도 고군분투했다. 각기 다른 도시를 쉴 새 없이 넘나드는 동안에도 이토록 가족을,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저자와 번역가를 만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지난한 출간 과정 중에 이들을 지탱해 준 힘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가족 사랑이었다. 다시 한번 절감하지만, 사랑은 참 힘이 세다.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 전설의 책방지기 시바타 신,
저자 이시바시 다케후미 

일본 서점, 출판 전문 칼럼니스트 이시바시 다케후미의 책 <서점은 죽지 않는다>는 우리가 봄날의책방을 여는 데 많은 영감을 준 책이다.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 한국어 출판은 그런 인연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실제로 만난 이시바시 다케후미는 마치 어린 소년처럼 만사에 호기심이 많았다가도 어느 순간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처음 통영에서 만난 그를 급습하여 깜짝 인터뷰를 시도했는데, 오히려 역습하여 우리를 인터뷰한 그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러한 유연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지닌 이시바시 다케후미이기에 40년 연상의, 86세 책방지기 시바타 신과 오랜 친구처럼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시바시 다케후미가 수년 간 인터뷰하여 책으로 담아낸 시바타 신은 일본 서점, 출판 업계에서 전설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깜짝 놀랄 만한 특별한 업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반평생을 서점 업계에서 보여준 한결 같은 모습은, 모두가 자연히 스승으로 존경할 만한 위엄이 있었다. 우리도 책을 편집하며 시바타 신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고, 연세로 한국에 방문하지 못하는 그 대신 우리가 만나러 가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시바타 신의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을 접했고, 우리는 결국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한국의 독자들, 서점인, 출판인들에게 서점이란 무엇인가를 삶으로 가르쳐 준 시바타 신, 그리고 이 훌륭한 어른을 한국에 소개해준 이시바시 다케후미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여행자의 하룻밤> 이안수 작가, 박경연 일러스트레이터

헤이리 예술마을에 있는 북스테이 '모티프원'의 이안수 촌장님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많은 이들과 무수한 풍경을 만나 사진과 가슴에 담아온 이야기보따리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여전히 사람들의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그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여행하는 모험가다. 많은 이들이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그리고 더 많은 이들은 그에게 이야기를 털어놓기 위해 시간을 내어 스스로 헤이리 모티프원으로 찾아간다. 모티프원과 인연을 맺었던 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이안수 촌장님 앞에 앉으면 자신도 모르게 술술 이야기가 쏟아져나오고 생각이 정리된다고. 걸음이 무거워지고 길을 잃은 듯할 때 가슴 속의 이야기를 털어 놓고 스스로와 오롯이 마주하는 것만큼 마음이 가벼워지는 일이 없다. 사실 고백하자면 남해의봄날 식구들도 몇 차례 그런 경험을 했다. 파주로 워크숍을 가서 뵈었을 때, 북스테이 네트워크 일로 연락을 드릴 때, 책을 만드는 과정과 책이 나온 이후에도 늘 따뜻한 시선으로 남해의봄날 식구들의 마음을 토닥여주셨다. 우리가 느꼈던 따뜻한 에너지를 책과 함께, 그리고 모티프원에서 더 많은 분들이 경험하면 좋겠다.  

 

<여행자의 하룻밤>은 10년간 모티프원을 찾아온 많은 사람들과 이안수 촌장님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풍성한 이야기를 표지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는데, 일러스트레이터 박경연 작가가 정말 멋진 그림을 그려주었다. 그는 맛있는 그림, 사랑스러운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요리 잡지 <수퍼레시피>와 여행 잡지 <바앤다이닝>의 표지를 그리며 군침 도는 음식과 식재료, 당장이라도 달려 가고 싶은 멋진 풍경을 오밀조밀하게 이야기가 숨어 있는 그림으로 표현해 왔다. 이야기가 숨어 있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그림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표지도 그의 작품이다. 따뜻하고 감성적인 그림도 정말 멋지지만 프로페셔널한 작업 진행으로 또 함께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불끈 솟는 작가다.

 

 

디자이너 류지혜 실장

이미지가 많은 책들은 인쇄를 마칠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이미지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책으로 묶어 넘겨볼 때 흐름이 어떨지, 화면으로 보는 것과 인쇄해서 보는 차이는 어떨지 신경 써야 할 게 곳곳에 숨어 있다. 그러나 감각 있고 꼼꼼한 디자이너와 함께한다면 한결 안심이 된다. 류지혜 실장님이 바로 그런 디자이너다. 전영근 화백의 그림과 글이 담긴 <그림으로 나눈 대화>, 이안수 작가의 사진과 글이 담긴 <여행자의 하룻밤>을 함께 작업하며 단정하면서도 이미지와 이야기가 잘 전달되는 디자인을 선사해주었다. 이미지 흐름을 잡는 감각은 물론 마지막까지 디테일을 꼼꼼하게 챙겨 결과물을 받아볼 때마다 감탄하며 감사하는 마음이다. 또 차분하고 진정성 있게 일을 대하는 모습에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첫 직장에서 십여 년을 옮기지 않고 일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깜짝 놀랐는데, 얼마 전에는 전국을 여행하며 일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러움을 안기기도 했다. 앞으로도 함께 책을 만들며 십 년, 아니 그보다 더 긴 시간 좋은 인연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 김태훈 소장

이 책을 처음 기획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바로 저자였다. 성심당 60년 역사와 경영철학을 이해하고 글 속에 녹여낼 수 있는 저자, 지역성을 이해하고 그 중요함을 아는 인물, 오랜 시간 쌓인 많은 자료와 400여 명 성심당 직원들과의 녹록치 않은 인터뷰 과정을 책임지는 성실함까지, 쉽지 않은 길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성심당 이사님의 생각과 남해의봄날의 생각이 딱 한 인물로 모아졌다. 바로 저자 김태훈 소장님이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저자는 빠듯한 일정에도 성실하게 인터뷰와 자료 조사, 집필까지 훌륭하게 책임지며 쉽지 않은 여정의 든든한 한 축이 되어 주었다. 책은 저자와 출판사가 함께 출간하지만, 그 완성은 독자에게 달려있다. 출간 이후 저자는 누구보다 바삐 움직이며 독자와 만나고, 소통하고, 성심당의 경영철학을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의 역할을 자처하였다. 책을 내는 것에서 끝이 아니라 독자와 함께 나누는 저자의 열정에 크게 감동받았다. 그 발걸음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에 희망을 이야기하는 홑씨가 되어 널리 퍼져나가기를 바란다.
사진 채널예스 제공

 

<통영을 만나는 가장 멋진 방법: 예술 기행> 통영길문화연대

남해의봄날은 2014년부터 3년간 <장인지도匠人之道>, <문학지도文學之道>, <공연지도公演之道>를 제작하며 통영의 문화예술을 알리는 예술지도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 3년간의 결실은 보다 풍부한 이야기가 되어 책 <통영을 만나는 가장 멋진 방법: 예술 기행>에 담겼는데, 바로 이 프로젝트와 책의 중심이 된 이가 시민단체 ‘통영길문화연대’다. 통영길문화연대는 통영이 품은 아름다운 이야기와 문화예술을 길을 통해 발굴하고 소개하는 문화단체로, 장인, 문학, 공연지도 코스 개발에서 걷기 프로그램 해설, 책 출간까지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 통영의 보석 같은 이야기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그들이 아니었다면 예술지도 프로젝트는 물론이거니와 책 출간까지 많은 벽에 부딪혔을지도 모르겠다. 그 중에서도 특히 3년간의 여정에 동고동락하며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않은 통영길문화연대 김용재 대표님, 송언수, 김상현 기자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글_ 남해의봄날 장혜원, 박소희, 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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