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봄날이 위치한 통영은 작은 도시입니다. 하지만 통영은 아주 넓은 바다를 품고 있습니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한려수도, 그 위에 흩뿌려진 570여 개의 섬. Local Travel을 통해 남해의봄날이 만난 다채로운 통영의 섬들을 소개합니다.


매물도 가는 길은 멀다. 거제도에서 배를 타도 통영에서 배를 타도 한 참을 가야 한다. 바다백리길의 다른 섬들은 그저 잠깐 배를 타면 당도하는 육지에 가까운 섬들이지만 매물도와 소매물도는 배를 타고 먼 섬으로 간다는 느낌이 제대로 들 만큼 한 시간 이상 가야만 한다. 파도가 있는 날은 더 멀어 보일 것이다. 배멀미를 하는 사람이라면 멀미약을 미리 먹어두라 권하고 싶다. 멀어도 이 두 섬엔 많은 여행자들이 찾아 간다. 멀리서도 찾는 섬인 만큼 필시 사람의 마음을 끄는 매력이 숨어 있다. 매물도와 소매물도는 가깝게 붙어있는 섬인데, 소매물도가 등대 섬으로 유명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신비로운 야생을 간직한 섬
매물도는 신비로운 야생을 간직한 섬이다. 물론 염소들은 풀들을 닥치는 대로 뜯어먹는 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수를 조절해주지 않으면 식생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래서 사실 야생 염소는 섬주민들에게는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매물도에는 그 외에도 많은 새들이 살고 있다. 괭이갈매기, 재갈매기, 바다직박구리, 해오라기, 붉은머리오목눈이, 박새, 노랑턱멧새, 솔개 등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새들의 종류만도 여럿이다. 운이 좋았던 것인지 나는 장군봉 아래께에서 하늘을 선회하는 큰 매를 볼 수 있었다. 천 연기념물 송골매였다. 
 
거친 바다를 품는 햇살
매물도 해품길은 5킬로미터가 약간 넘는 등산로다. 대체적으로 평탄한 지형이 많고 오르막길은 많지 않은데 갈림길 쉼터에서 장군봉을 오르는 600미터를 제외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매물도의 최고봉인 장군봉은 해발 210미터로 삼거리 갈림길에서 대항마을로 내려가지 않고 바로 올라가는 사람은 약간 등산을 해야 한다. 장군봉은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을 가진 곳이다. 이 산의 기운을 받은 큰 인물이 나온다는 전설이 있지만 아직 그 인물은 세상에 나지 않았다고 한다.
 

 
해녀를 부른 바다
식사를 주문하고 남는 시간에 몽돌 해변으로 갔다. 물에 들어가니 바닷속에 해초가 무성했다. 매물도는 제주도에서 시집온 해녀들이 많이 살았다고 한다. 풍요로운 매물도의 바다가 해녀들을 부른 것이다. 매물도에는 성게, 돌미역, 벗굴, 우뭇가사리, 톳, 문어, 방풍나물 같은 자연 자원이 많다. 특히 자연에서 채취하는 이곳의 미역은 최고의 상품으로 거래된다고 한다. 어부밥상이라는 이 섬의 대표적인 식단은 볼락 구이와 모자반, 톳 같은 해조류 무침, 시금치, 방풍나물 무침, 성게알 미역국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부인 남편과 해녀인 부인이 바다에서 일해 얻은 산물들로 차린 것이다. 저녁 때가 되어 식당으로 가니 나오는 차림이 어부밥상과 비슷했다. 특히 작은 물고기를 통째로 기름에 튀긴 요리가 일품이었다. 씹으면 고소한 맛이 배어나와 입안을 황홀하게 만들었다. 바다를 바라보는 식탁에 앉아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먹는 어부밥상은 그 맛에서나 분위기에서나 잊을 수 없는 한 상이었다.
글_ 전윤호 사진_이상희 <섬에서 섬으로 바다백리길을 걷다>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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