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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봄날에서 펴낸 책과 작가, 그리고 회사 이야기를 소개한 언론 보도입니다

경향신문_자연을 사랑하는 선생님과 33명의 제주 어린이가 그린 그림 속에는…

namhaebomnal
202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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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을 사랑하는 선생님과 33명의 제주 어린이가 그린 그림 속에는…

파랑을 조금 더 가지고 싶어요
권윤덕 지음·김서영 등 33명 그림
남해의봄날 | 166쪽 | 1만8000원

제주 4·3사건을 담은 책 <나무 도장>의 권윤덕 작가가 제주의 어린이들과 함께 만든 그림책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가 주최하고 제주도서관친구들이 주관한 ‘세계자연유산마을, 그림책을 품다’ 프로젝트 과정을 엮었다. 거문오름 인근 마을에 사는 김서영, 박지민, 백다은, 변준, 송민규, 안소현, 오선우, 오승현, 이도원, 이병준, 이산희, 정재원, 최이안, 하윤, 황지연과 성산일출봉이 내다보이는 마을의 강소윤, 권예은, 김건혁, 김성하, 김수안, 김연후, 김예준, 김우진, 김한샘, 박소이, 박예성, 송재민, 엄승진, 이지민, 정수경, 정지율, 조형주, 한시연이 그림을 그렸다. 2019년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 어린이 15명이 만든 ‘햇빛은 밖에서 놀자고 부르고’, 2021년 성산초등학교 어린이 18명이 만든 ‘물고기의 속사정’이라는 두 이야기와 권 작가가 책을 완성하기까지의 여정을 쓴 에세이가 교차로 이어진다.

“돌에는 저녁 햇살도 있고 구름도 있고 달빛도 담겼어요. 돌 구멍이 별처럼 흩어져 있어요.(…)돌은 조그만 생명들의 아파트예요.”

“사람들은 나를 맛있게 먹고 있어, 너도 그래! 죽은 갈치가 나에게 말했어요. 갈치가 아플 것 같아 미안하고 고마웠어요.”

자연을 사랑하는 선생님과 33명의 제주 어린이가 그린 그림 속에는…

권 작가는 아이들에게 현무암을 보여주고, 새소리를 들려주고, 시장에서 사온 물고기를 관찰하게 한 뒤 그림을 그리게 했다. 아이들은 무생물인 돌에서, 무심코 들었던 새소리에서, 밥상 위의 물고기에서 생명을 발견한다. 동굴을 탐험한 뒤에는 어둠에서 은하수와 우주를 길어 올린다. 바닷속을 상상하며 만물에 깃든 영혼을 떠올린다. 권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기술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며 오롯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충실하는 법, 의도하지 않은 붓질에서 의외의 세계를 만나는 경험, 이를 통해 세상에 대한 이해를 유연하게 확장하는 법을 알려줬다. 권 작가의 애정 어린 가르침 속에서 아이들은 일상의 자연에 스며든다.

우리는 ‘당연하게’ 말한다. 자연을 소중히 지켜야 한다고. 그런데 자연이라는 심상은 거대하고 추상적이다. 손에 잡히는 물성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자연과의 심리적 거리감은 ‘자연 보호’라는 시혜자적 입장의 구호를 외치게 한다. 그림책 프로젝트가 끝난 뒤 한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자연을 초록색으로만 연상했는데 주황색도 자연”이라고. 자연은 발밑에 구르는 돌에도, 밥상에 오르는 물고기에도 있다는 것을, 먼 곳의 보호할 대상이 아닌 바로 곁에서 공존할 이웃이라는 것을 권 작가와 제주의 아이들은 전한다.



손버들 기자

기사 원문 보기 https://www.khan.co.kr/culture/book/article/202205062056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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