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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봄날에서 펴낸 책과 작가, 그리고 회사 이야기를 소개한 언론 보도입니다

씨네21_[인터뷰] 영화제는 우리 곁에 있다, ‘이 중에 네가 좋아하는 영화제 하나는 있겠지’ 김은 작가

namhaebomnal
2023-07-06
조회수 245

한국에 이렇게 많은 영화제가 있었나. <이 중에 네가 좋아하는 영화제 하나는 있겠지>. 직관적인 제목을 담은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이 살아온 고향에서도, 지금 사는 동네에서도 작은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부산국제영화제나 칸영화제처럼 유명한 영화제보다는 작지만 분명한 색깔을 가진 내실 있는 영화제들을 직접 발로 누비고 취재한 작가의 생생한 경험담이 실려 있다. 이 책을 쓴 김은 작가는 1990년대 신도필름에서부터 영화 수입 및 제작, 투자, 배급 업무를 두루 거치다 홍보 대행사 아담스페이스를 이끌며 영화는 물론 전시, 공연, 문화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알리는 일을 했던 마케터 출신이다. 영화에 관한 거의 모든 일을 경험한 그가 특히 영화제에 주목한 이유에 대해 들었다. 



- 책을 쓰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 2017년쯤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일종의 변혁기가 시작됐다. 같이 영화 일을 했던 후배들과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며 유튜브 채널을 만들다. 그 안에 한달에 한 군데씩 재미있는 영화제를 탐방하는 ‘몹시 궁금한 영화제’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동안 일 때문에 바빠서 가지 못했던, 컨셉이 분명하고 메시지는 정확한데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영화제를 찾아다녔다. 그런데 시즌2를 준비하려던 때에 코로나19 때문에 추가 취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유튜브 데이터가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다. 제작진의 관리 소홀이 원인이었다. 다행히 팟캐스트에 인터뷰 녹취를 모두 남겨놓아 취재 내용은 살아 있었지만, 관계자 인터뷰를 모두 녹여낼 수 없는 유튜브의 한계를 느꼈던 터라 다른 방식으로 이 내용을 풀어갈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 ‘영화제’라는 주제를 유튜브, 팟캐스트, 책의 형태로 각각 소개해보니 어떤 차이가 있던가.

=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면서 유튜브는 영화제를 소개하는 데 적합하지 않은 채널 같다고 생각했다. (웃음) 영화제에 관한 방대한 이야기를 7~8분 되는 길이로 재미있게 요약하다 보면 많은 내용을 버려야만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영화제를 다루기에 가장 적합한 매체는 책이다.


- 영화 마케터 일을 하면서 영화산업의 다양한 부문을 접했는데, 그중에서도 영화제에 특별히 애정을 갖게 된 이유는.

= 처음에는 호기심이었다. 처음 입사했던 회사가 수입사였는데, 외국에서 영화를 구입한다는 ‘마켓’의 개념이 신기해서 판타지가 생기더라. 홍보쪽 일을 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영화제를 접하게 됐다. 대한민국에 이렇게 많은 영화제가 있는데 각자 존재를 알리겠다고 고군분투하는 상황이 재미있기도 안타깝기도 했다. 마케터로서 이들을 알리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일반 상업영화보다 영화제 영화는 관람료가 싸거나 무료이고, 작은 영화제의 경우 인근 먹거리도 비싸지 않다. 저렴한 가격에 알뜰하게 문화 콘텐츠 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영화제의 매력이다.


- 많은 영화제를 직접 경험하고 취재한 것으로 안다. 책에서 별도의 챕터로 다루는 영화제는 총 20개다. 어떤 기준으로 선별했나.

= 유튜브 방송으로 다룬 영화제는 총 18개였다. 그중에는 없어진 영화제도 있는데 부정적인 논란 때문에 없어진 사례가 아니라면 책에 담았다. 취재는 따로 하지 않았지만 마케팅을 직접 했던 서울국제건축영화제나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은 책에서 다뤘다.


- 취재 과정에서 만난 영화제 사람들은 영화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이 일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영화산업은 노동 처우라든지 현실의 벽을 마주해야 하는 일이 적지 않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 좋아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 영화산업에 처음 뛰어들었을 때는 한국영화가 지금처럼 잘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모두가 한국영화를 보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그 과정을 살펴보면 수많은 대기업이 영화계에 투자했다가 발을 빼는 흥망성쇠가 반복됐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냥 영화를 하는 사람은 쭉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업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 어떤 사람은 영화를 너무 만들고 싶어서 변하지 않고 계속 영화계에 남아 있다. 이것이야말로 정말 좋아하는 사람의 행동이다. 아마 영화제의 명맥을 유지하려는 분들도 영화에 대한 애정이 깊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 이 책의 독자 중에는 이른바 ‘영화제 초심자’들도 있을 것이다. 영화제에 한번도 가지 못한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 팁이 있다면.

= 일반 대중이 매체를 통해 접하는 영화제의 모습은 화려한 레드 카펫과 조명, 유명 배우들이다. 영화제의 진면목은 다른 곳에 있다. 이 책을 낸 후 영화인이 아닌 분들은 물론 영화인들에게도 “세상에 이렇게 많은 영화제가 있었어?”라는 질문을 받았다. 부록으로 실린 영화제 리스트는 200개가 좀 넘지만 비공식적으로 집계하면 300개 이상이다. 너무 멀리 있는 큰 행사만 바라보지 말고 자신이 사는 곳 주변에 어떤 영화제가 있는지 한번 찾아보는 건 어떨까.


- 팬데믹 이후 영화제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 같나.

= 영화제를 알리기만 하는 입장에서 전망까지 하기는 좀 민망하지만(웃음), 다양한 영화제를 빨리 접하기에는 오히려 지금이 더 좋은 시기다. 예전에는 현장을 직접 가야만 영화제 영화를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온라인 상영을 하는 곳도 많고, 포럼이나 GV를 유튜브로 생중계해주기도 한다. 영화제를 즐기려는 마음만 먹으면 훨씬 쉽게 현장을 접할 수 있다.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영화제를 미리 예습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다만 영화제가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비용이 수반된다. 특히 무료 상영을 하는 영화제라 할지라도 내가 즐긴 것에 대한 값을 지불한다는 마음으로 소정의 액수를 후원한다면 그 힘으로 영화제는 다음을 준비할 수 있다.



글 임수연 / 사진 오계옥

기사원문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102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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