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출판사 다섯 곳이 합심해 론칭한 '어딘가에는' 시리즈/남해의봄날
‘어딘가에는 원조 충무김밥이 있다’(남해의봄날), ‘어딘가에는 마법의 정원이 있다’(열매하나), ‘어딘가에는 아마추어 인쇄공이 있다’(온다프레스), ‘어딘가에는 도심 속 철공소가 있다’(이유출판), ‘어딘가에는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포도밭출판사)….
지역 출판사 다섯 곳이 합심해 인문서 시리즈를 론칭했다. 시리즈 이름은 ‘어딘가에는’. 남해의 봄날은 경남 통영, 열매하나는 전남 순천, 온다프레스는 강원 고성, 이유출판은 대전, 포도밭출판사는 충북 옥천에 있는 출판사다. 2년 전부터 함께 시리즈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작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해 출간에 이르렀다고 한다.
서울서 출판 일을 하다 내려온 이들이 손을 맞잡은 것은 ‘외로움’ 때문. 정은영 남해의봄날 대표는 “지역에서 출판 일을 하다 보면 많이 외롭다. 가장 큰 이유는 일에 대해 이야기 나눌 상대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출판사 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상황이 달라 말이 잘 안 통한다”고 했다. 사람이 그리웠던 정 대표의 머릿속에 어느 날 지역 기반으로 활동하는 다른 출판사들이 떠올랐다. 한두 군데 먼저 연락해 ‘같이 책을 내 보면 어떨까?’ 말을 꺼냈고, 소개에 소개를 받아 모두 다섯 군데가 뭉치게 됐다. 코로나 때문에 대면 회의는 하지 못하고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줌으로 모여서 브레인스토밍을 했다.
다섯 로컬 출판사가 2년 동안 함께 만든 <어딘가에는 @ 있다> 시리즈 책 출간을 기념하여 경남 통영 봄날의책방에 모였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천소희 열매하나 대표, 최진규 포도밭출판사 대표, 정은영 남해의봄날 대표, 박대우 온다프레스 대표, 유정미 이유출판 대표. /남해의봄날
지역성을 부각할 수 있는 타이틀을 고민한 결과 ‘어딘가에는… 있다’가 탄생했다. 생태도시 순천은 도심 정원 만들기, 통영은 충무김밥 등으로 지역 특성이 드러나는 소재를 찾았고 지역 필자도 적극적으로 발굴했다. 최진규 포도밭출판사 대표는 “마을센터에서 이주여성들이 기자회견을 하는 걸 보고 책이 되면 좋겠다 생각했고, 관련 활동을 많이 한 지역 언론인 출신 저자를 섭외했다”고 말했다. 매년 출판사당 한 권씩 내는 것이 이들의 목표. 내년 출간 계획도 벌써 세워 놨다. 온다프레스는 고성 인근 양구군 청년들이 버려진 사과를 주워와 만드는 ‘애플 사이다’ 이야기를 다뤄볼 생각. 포도밭출판사는 옥천허브에 도달한 택배가 감감무소식인 경우가 많다 해서 생겨난 별명인 ‘옥뮤다(옥천+버뮤다 삼각지대)’를 소재로 택배 노동자 이야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
외로워서 시작한 기획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서울 중심의 우리 사회를 바꾸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해보자는 것. 천소희 열매하나 대표는 “각 지역의 귀한 이야기들이 주목받았으면 좋겠다. 다양한 목소리들이 책으로 담길 때 그 사회는 더 풍성해지리라 믿는다”고 했다.
곽아람 기자
기사 원문 보기 https://www.chosun.com/culture-life/book/2022/07/14/AICMWASBRVAQ7BMKQTIY23WA74/
지역 출판사 다섯 곳이 합심해 론칭한 '어딘가에는' 시리즈/남해의봄날
‘어딘가에는 원조 충무김밥이 있다’(남해의봄날), ‘어딘가에는 마법의 정원이 있다’(열매하나), ‘어딘가에는 아마추어 인쇄공이 있다’(온다프레스), ‘어딘가에는 도심 속 철공소가 있다’(이유출판), ‘어딘가에는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포도밭출판사)….
지역 출판사 다섯 곳이 합심해 인문서 시리즈를 론칭했다. 시리즈 이름은 ‘어딘가에는’. 남해의 봄날은 경남 통영, 열매하나는 전남 순천, 온다프레스는 강원 고성, 이유출판은 대전, 포도밭출판사는 충북 옥천에 있는 출판사다. 2년 전부터 함께 시리즈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작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해 출간에 이르렀다고 한다.
서울서 출판 일을 하다 내려온 이들이 손을 맞잡은 것은 ‘외로움’ 때문. 정은영 남해의봄날 대표는 “지역에서 출판 일을 하다 보면 많이 외롭다. 가장 큰 이유는 일에 대해 이야기 나눌 상대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출판사 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상황이 달라 말이 잘 안 통한다”고 했다. 사람이 그리웠던 정 대표의 머릿속에 어느 날 지역 기반으로 활동하는 다른 출판사들이 떠올랐다. 한두 군데 먼저 연락해 ‘같이 책을 내 보면 어떨까?’ 말을 꺼냈고, 소개에 소개를 받아 모두 다섯 군데가 뭉치게 됐다. 코로나 때문에 대면 회의는 하지 못하고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줌으로 모여서 브레인스토밍을 했다.
다섯 로컬 출판사가 2년 동안 함께 만든 <어딘가에는 @ 있다> 시리즈 책 출간을 기념하여 경남 통영 봄날의책방에 모였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천소희 열매하나 대표, 최진규 포도밭출판사 대표, 정은영 남해의봄날 대표, 박대우 온다프레스 대표, 유정미 이유출판 대표. /남해의봄날
지역성을 부각할 수 있는 타이틀을 고민한 결과 ‘어딘가에는… 있다’가 탄생했다. 생태도시 순천은 도심 정원 만들기, 통영은 충무김밥 등으로 지역 특성이 드러나는 소재를 찾았고 지역 필자도 적극적으로 발굴했다. 최진규 포도밭출판사 대표는 “마을센터에서 이주여성들이 기자회견을 하는 걸 보고 책이 되면 좋겠다 생각했고, 관련 활동을 많이 한 지역 언론인 출신 저자를 섭외했다”고 말했다. 매년 출판사당 한 권씩 내는 것이 이들의 목표. 내년 출간 계획도 벌써 세워 놨다. 온다프레스는 고성 인근 양구군 청년들이 버려진 사과를 주워와 만드는 ‘애플 사이다’ 이야기를 다뤄볼 생각. 포도밭출판사는 옥천허브에 도달한 택배가 감감무소식인 경우가 많다 해서 생겨난 별명인 ‘옥뮤다(옥천+버뮤다 삼각지대)’를 소재로 택배 노동자 이야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
외로워서 시작한 기획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서울 중심의 우리 사회를 바꾸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해보자는 것. 천소희 열매하나 대표는 “각 지역의 귀한 이야기들이 주목받았으면 좋겠다. 다양한 목소리들이 책으로 담길 때 그 사회는 더 풍성해지리라 믿는다”고 했다.
곽아람 기자
기사 원문 보기 https://www.chosun.com/culture-life/book/2022/07/14/AICMWASBRVAQ7BMKQTIY23WA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