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서 사귄 친구들과 재미난 작당을 하고 일하며 보낸 일상을 그림일기로 그렸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꾸 보여달란다. 일기를? 왜?"
표지에 단정한 손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다. 책장을 넘기면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의 통영살이 3년이 펼쳐진다. 손으로 그린 그림일기를 그대로 스캔해 책의 절반가량을 채웠다. 못 이기는 척 내민 노트를 건네받아 한 쪽씩 들춰보는 기분이 든다.
삶의 무게중심을 통영으로 옮기기로 마음먹고, 부처님 모시던 절집을 친구와 같이 사들여 집을 짓고, 서울과 통영을 오가며 지낸 기록이다. 통영에서 생일에 먹는다는 생선찜, 굴 가공 공장 체험기까지 꼼꼼한 필치로 그리고 썼다. 이중섭이 첫 개인전을 열었다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성림다방을 상상해 그리기도 했다〈사진〉. 고유의 색을 잃고 보통 관광지가 돼가는 통영을 이야기할 땐 토박이 못지않은 아쉬움이 묻어난다.
쭉 살아왔던 서울을 떠나 통영으로 간 것은 설렘을 찾고자 함이었다. 일이 끊기고, 한 푼도 못 벌게 될지도 모르지만 감행했다. "두렵지 않다면 설렐 수 없다. 설레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안정된 인생이란 뻔한 인생이다."
쉰 살이 된 저자에게 통영행은 인생 후반전 준비이기도 했다. 자유로운 프리랜서가 아니고는 언감생심이랄 수도 있다. 그러나 프리랜서 되기 전 10년 동안 직장 생활을 했던 그에 따르면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단다. 지금 프리랜서인 사람과 앞으로 프리랜서일 사람. 새출발과 홀로서기는 100세 시대를 사는 모두의 꿈이자 의무인지도 모른다.
"통영에서 사귄 친구들과 재미난 작당을 하고 일하며 보낸 일상을 그림일기로 그렸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꾸 보여달란다. 일기를? 왜?"
표지에 단정한 손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다. 책장을 넘기면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의 통영살이 3년이 펼쳐진다. 손으로 그린 그림일기를 그대로 스캔해 책의 절반가량을 채웠다. 못 이기는 척 내민 노트를 건네받아 한 쪽씩 들춰보는 기분이 든다.
삶의 무게중심을 통영으로 옮기기로 마음먹고, 부처님 모시던 절집을 친구와 같이 사들여 집을 짓고, 서울과 통영을 오가며 지낸 기록이다. 통영에서 생일에 먹는다는 생선찜, 굴 가공 공장 체험기까지 꼼꼼한 필치로 그리고 썼다. 이중섭이 첫 개인전을 열었다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성림다방을 상상해 그리기도 했다〈사진〉. 고유의 색을 잃고 보통 관광지가 돼가는 통영을 이야기할 땐 토박이 못지않은 아쉬움이 묻어난다.
쭉 살아왔던 서울을 떠나 통영으로 간 것은 설렘을 찾고자 함이었다. 일이 끊기고, 한 푼도 못 벌게 될지도 모르지만 감행했다. "두렵지 않다면 설렐 수 없다. 설레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안정된 인생이란 뻔한 인생이다."
쉰 살이 된 저자에게 통영행은 인생 후반전 준비이기도 했다. 자유로운 프리랜서가 아니고는 언감생심이랄 수도 있다. 그러나 프리랜서 되기 전 10년 동안 직장 생활을 했던 그에 따르면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단다. 지금 프리랜서인 사람과 앞으로 프리랜서일 사람. 새출발과 홀로서기는 100세 시대를 사는 모두의 꿈이자 의무인지도 모른다.
[채민기 기자 chaepline@chosun.com]
기사 원문 보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23/2019082303443.html?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