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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이 사랑한 작가참 좋았더라 - 이중섭의 화양연화


걸작 ‘소’의 탄생을 둘러싼 이중섭의 행보를

끈질기게 추적한 소설가 김탁환의 신작!


비운의 천재, 가족을 절절히 그리워한 이도 아닌

찬란한 예술혼을 불태운 ‘화가 이중섭’을 만나다!



책 소개

걸작 ‘소’의 탄생을 둘러싼 이중섭의 행보를

끈질기게 추적한 소설가 김탁환의 신작! 

 

비운의 천재, 가족을 절절히 그리워한 이도 아닌

찬란한 예술혼을 불태운 ‘화가 이중섭’을 만나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이중섭. 빠르게 지고 만 그의 천재성과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가족을 그리워하며 보낸 편지와 은지화는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중섭을 대표하는 작품 <소> 시리즈를 비롯하여 여러 점의 풍경화에 얽힌 사연은 비극적 생애에 묻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1950년대, 한국전쟁을 피해 피란한 이중섭은 제주도, 부산을 거쳐 통영에 머무르며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공예가 유강렬의 초대로 경상남도나전칠기기술원 양성소에서 강사로 재직하며 작품 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진 것이다. 이 시기에 이중섭은 공예가 유강렬, 화가 유택렬, 김용주, 최영림, 박생광, 시인 김춘수, 구상 등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수차례의 전시를 열었다. 생명력이 박동하는 소, 전선 위의 까마귀, 푸르른 바다 풍경, 옛 사당의 모습 등 이중섭은 왜 유독 이곳에서 수많은 작품과 풍경화를 완성했을까?


역사소설의 대가 김탁환 작가가 전국 곳곳 이중섭이 머물고, 걷고, 바라봤을 풍경을 쫓으며 철저한 현장 취재와 고증, 인터뷰를 통해 완성한 이 소설은 1950년대 근현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모여 문화 르네상스를 불러일으켰던 당시 통영을 배경으로, 오로지 작품에 몰두하며 걸작을 완성시켰던 이중섭 예술의 화양연화를 묘사한다. 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낯설고도 새로운 이중섭의 면모를 만난다.


 

저자 소개

김탁환 

1968년 군항 진해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하여 박사과정을 수료할 때까지 신화와 전설과 민담 그리고 고전소설의 세계에 푹 빠져 지냈다. 진해로 돌아와 해군사관학교에서 해양문학을 가르치며, 첫 장편 <열두 마리 고래의 사랑 이야기>와 첫 역사소설 <불멸의 이순신>을 썼다. 10년 동안 대학교수로 재직하며 역사추리소설 ‘백탑파 시리즈’를 시작했고, <허균, 최후의 19일>, <나, 황진이>, <리심> 등을 완성했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를 끝으로, 2009년 여름 대학을 떠났다.

이후 많은 반향을 일으킨 사회파 소설 <거짓말이다>,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살아야겠다>를 발표하였다. 장편소설 <이토록 고고한 연예>를 쓰며 판소리에 매혹되었고, 소리꾼 최용석과 ‘창작집단 싸목싸목’을 결성하였다.

지금까지 <참 좋았더라>를 비롯 32편의 장편소설과 3권의 단편집과 3편의 장편동화를 냈다.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엄마의 골목> 등 다수의 에세이와 논픽션도 출간했다.

<불멸의 이순신>, <나, 황진이>, <허균, 최후의 19일>이 드라마로 제작되었고, <열녀문의 비밀>, <노서아 가비>, <조선마술사>, <대장 김창수>는 영화로 제작되었다.

2020년 겨울, 그는 곡성 섬진강 들녘으로 집필실을 옮겨, 마을소설가이자 초보농사꾼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글을 쓰고 논밭을 일구는 틈틈이 이야기학교와 생태책방과 마을영화제까지 공동체 활동도 함께 꾸려가며 마을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 있다. 2023년 곡성에서 구상하고 집필한 대하소설 <사랑과 혁명>을 출간하였고, 3년간 전국 곳곳 이중섭의 발자취를 따라 집필한 소설 <참 좋았더라>를 썼다.



출판사 리뷰

 

“예술가로서 나는 어디까지일까…”

30여 년간 63권에 달하는 32편의 소설을 쓴 작가 김탁환 

화가로서 정점에 오른 거장 이중섭을 소환하다! 

 

역사소설 <불멸의 이순신>을 비롯하여 수많은 대하소설과 사회파 소설, 에세이 등을 집필해 온 김탁환 작가. <참 좋았더라>는 그가 집필한 63권의 소설 중 32번째의 소설이다. 긴 시간 고증과 집중이 필요한 장편소설을 집필하며 보낸 30여 년의 세월을 돌아보며 그는 묻는다.

 

“예술가로서 나는 어디까지일까…

화양연화는 이미 지나갔을까, 아직 오지 않았을까, 지금 지나는 중일까. 

이 질문까지 품고 장편을 써 보기로 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날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피랑을 올라온 이는 이중섭이었다.”


내 삶의 화양연화는 언제였을까. <참 좋았더라>는 이중섭 작품의 가장 찬란한 시절을 담았을 뿐 아니라 예술가로서의 김탁환 작가의 30년 인생을 집대성한 작품이다. 당대 최고의 예술가인 이중섭의 일대기를 돌아보고 그 이야기를 추적하며 작가는 예술 그리고 예술가의 의미를 되짚는다. 예술 단 하나에 깊이 몰입하여 정점에 오른 예술가는 기어코 작품을 통해 예술 본연의 역동력을 이끌어 내며 대작을 완성시킨다. 시대를 뛰어넘어 길이 남을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예술가가 보낸 생애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시간이 이 소설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50년대, 당대 예술가들이 전국에서 모여든 통영에서

‘소’를 필두로 수십여 점의 걸작을 탄생시킨 이중섭의 화양연화

 

이중섭은 가족에게 보낸 수많은 편지화와 독특한 방식의 은지화, 강렬한 인상의 작품 <소> 시리즈로 많이 알려져 있다. 피란길에도 그림을 손에서 놓지 않고 은지화로 계속해서 작품을 그려 온 사연과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속에 담긴 그림 속 애틋함은 많은 대중의 가슴을 울려 왔다. 그러나 그의 대표작 <소> 시리즈를 그린 배경이나 다양한 풍경화는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중섭이 제주와 부산, 통영을 거치며 가장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던 1950년대, 김탁환 작가는 이중섭의 생애 중에서도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가장 고증과 자료가 적은 이 시대에 주목했다. 고향을 떠나 문화도, 언어도 그 무엇 하나 익숙하지 않은 머나먼 남쪽으로 피란을 왔던 이중섭이 끝내 가족과 헤어지고 고독과 싸우며, 오로지 걸작을 완성하여 가족과 다시 재회하겠다는 일념으로 작품에 매진하던 그 시절. 김탁환 작가는 작품의 실제 배경을 찾아다니며 우리가 몰랐던 이중섭의 새로운 면모를 하나둘 발견했고, 사투리 하나마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소설 속에 1950년대의 이중섭의 삶을 재연했다. 간절함 끝에 더욱 불타오르며 수많은 걸작을 완성한 그 시절 이중섭의 이야기가 30여 점의 작품과 함께 펼쳐진다.


 

책 속에서


담배를 두 개비 연거푸 피운 뒤, 연필을 고쳐 쥔 다음 그리기 시작한 것은, 사람도 아니고 배도 아니고 섬도 아닌 바다였다. 등대에 얼핏 비친 바다도 아니고, 어선이 지나간 뒤 물결과 함께 밀리는 바다도 아닌, 단잠에 빠졌다가 막 깨어난 바다. 핏발 선 눈을 닮고 억겁을 듣는 귀를 닮은 바다. 누군가에겐 아무것도 주지 않지만 누군가에겐 전부를 내주는 바다. 일곱 번째 바다로 이끌 바다. 그물질하듯 매일 그릴 바다. 고흐의 밀밭으로 바뀌는 바다, 세 개의 십자가가 우뚝 선 루오의 골고다 언덕만큼 높은 바다, 드가의 춤이기도 하고 마티스의 음악이기도 하며 세잔의 원통과 원추와 구체(球體)이기도 한 바다. 그 모든 바다에 젖으면서 또한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통영의 첫 새벽 바다. –p.84


이중섭은 잔부터 비운 뒤 담배를 물었다. 양 볼이 쏙 들어갈 만큼 깊이 한 모금 빨았다가 천장을 향해 길게 뱉 었다. 달을 가리키기라도 하듯 담배를 쥔 손으로 허공을 저어가며 말했다.

“너무너무너무 죽엇습네다. 사람만 죽은 거이 아니디요. 새들두 길바닥에 널렛디 않습네까? 서기포서도 부산서도 통영에 와서도 똑똑히 보앗디요. 새들이래 둥어니로 돌아가딜 않구 밤에도 날아댕기는 건 배가 고파섭네다. 오늘 배를 태우디 않으문 영영 쓰러져 죽을 것 같아서디요. 달밤에 먹을 걸 찾아 오가는 사람들이래 괴변이 아니라문, 달밤에 자질 않구 댕기는 가마구를 괴변이라 할 수 잇갓습네까? 달밤엔 사람 눈깔두 누렇구 가마구 눈깔도 누렇디요.”

김춘수가 한 문장으로 줄여 확인하듯 물었다.

“살라는 몸부림이다 이 말이지예?” –p.116


처음부터 다시 붉은 하늘을 그렸다. 지금까진 뜨거운 낮을 보내고 스러져가는 저물녘을 담으려 했다. 노을이 아무리 붉어도, 수평선 바로 아래엔 막막한 어둠이 뱀처럼 도사렸다. 허전하고 쓸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저물녘을 동틀 녘으로 바꿨다. 시작하기 직전의 붉음이요, 점점 밝아지는 붉음이요, 채워가는 붉음이다. 몸도 마음도 차오를 때, 소의 뿔과 입술에도 힘이 실린다. 첫숨을 토한다. –p.264


아흔아홉 번의 불행 뒤에 찾아온 행운이었을까.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을까. 이중섭은 기회를 꽉 움켜쥐었다.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참 좋은 풍경을 보았으며 참 좋은 아틀리에에서 그리고 또 그렸다. 완성작들은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도 참 좋았던 것은 그림에만 몰두한, 바다처럼 출렁이는 시간 그 자체였다. –p.299 


 

<차례>

참 좋았더라

작가의 말

감사의 글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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