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 내려온 때가 2010년 3월이니 곧 통영 살이 만 7년을 꽉 채우게 된다. 처음엔 1년만 기약하고 무겁고 지친 몸과 마음을 질질 끌다 시피 하고 내려왔는데 ‘자다가도 달려가고 싶은 바닷가’의 아름다운 풍광과 사계절 옷을 갈아입는 꽃나무의 향기에 취하다 보니 1년이 2년이 되고, 어느새 10년을 바라보고 있다. 그 사이 우리는 참 많은 일들을 했다. 출판도 시작하고, 책방도 열고, 북스테이도 운영하고 있다. 작지만 다양한 일들을 하면서 그렇게 많은 경험들을 쌓고 함께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한일 양국 서점인들이 함께한 북토크 지난 2016년은 새로 시작한 책방과 북스테이의 내실을 다지고 우리를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다섯 권의 책을 출간했다. 영국의 대도시 런던과 프랑스 시골마을을 오가며 대안적인 삶에 대해 유머와 풍자가 가득한 영국 신사 이안 무어의 에세이 <영국에서 사흘, 프랑스에서 나흘>을 시작으로 평생 책과 함께한 두 어르신들의 삶을 깊이 있게 녹여낸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 <여행자의 하룻밤>이 봄과 여름에 독자들과 만났다. 특히 일본의 현역 책방지기로 87세의 나이에도 서점에 출근하는 시바타 할아버지의 인생을 담아낸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은 <서점은 죽지 않는다>의 저자 이시바시 다케후미가 쓴 책으로 그가 직접 통영까지 찾아와 인터뷰를 하면서 한국에서의 책 출간에 애정을 보여주었다. 책이 출간된 이후에 다시 한국을 찾은 이시바시 저자는 서울 북바이북과 부산 인디고서원에서 독자들을 직접 만나는 북토크에 참여하면서 많은 서점인들에게 큰 영감을 전해주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유일한 한국 출판사 쿠온 김승복 대표의 활약과 도움이 컸고, 덕분에 한일 양국의 서점인들이 함께 모이는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잔잔하지만 아직까지도 묵직한 울림으로 독자들의 반향이 이어지고 있는 <여행자의 하룻밤>은 파주에 자리 잡은 우리나라 최초의 북스테이라 할 수 있는 ‘모티프원’의 십 년을 그 곳을 찾은 많은 게스트들의 이야기와 함께 담은 책이다. 헤이리 예술마을 촌장님이자 사진작가, 솟대 예술가이기도 한 이안수 선생님은 게스트 한 명 한 명과 밤잠을 설쳐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분으로도 유명하며 그간 국내외 3만여 명이 모티프원을 찾았다. 이안수 선생님의 책을 출간하면서 우리는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를 통해 처음 소개했던 북스테이를 본격적으로 활성화시키기로 결심, 전국 10곳의 북스테이 네트워크를 결성했고, 사이트까지 오픈했다.(booksaynetwork.com) 올 초 겨울에는 열 곳이 함께 모여 단합회를 열면서 앞으로의 방향을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기도 했다. 모두들 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분들이어서 앞으로 함께할 날들이 기대되고 설레는 밤이었다.
모두를 위한 빵집, 성심당 이야기를 출간하다!그렇게 여름을 보내고, 우리는 남해의봄날 최대 기대작의 출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3년에 걸쳐 준비하고 뜸을 들이면서 비밀리에 제작한 대전 빵집 성심당 이야기를 2016년 10월 18일 성심당 60주년을 맞아 세상에 선보인 것이다. 초기 책에 대한 반응은 정말 뜨거웠다. 페이스북에 오픈하자마자 좋아요가 7백 개를 넘어섰고, 공유와 입소문도 빠르게 퍼져갔다. 이미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춘 빵집에다 대전의 존경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성심당에 대한 관심은 놀라웠다. 그리고 출간되자마자 많은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성심당의 이야기를 다뤄주었다. 성심당은 단순히 빵집이 아니라 지역 경제와 문화의 구심점으로 성장해 온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 문화의 훌륭한 롤모델이었고, 놀라운 스토리를 가진 기업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그렇게 책은 출간 일주일이 넘어서면서 판매 상승 곡선을 이어갔고, 초판으로 찍은 5천부가 빠르게 소진되어 갔다. 그러던 중!!! 책이 나오고 딱 열흘이 되던 날 JTBC 뉴스룸에서 최순실의 태블릿 PC 특종이 보도되었고, 온 국민의 관심은 그곳으로 집중되기 시작했다. 어떤 영화나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놀라운 이야기들이 연일 쏟아지니 사람들의 관심은 책과 영화, 드라마에서도 멀어져갔다. 강력한 블랙홀의 등장으로 한창 상승세를 타던 성심당 책 역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했고, 책을 홍보하거나 마케팅 하는 것조차도 극히 조심스러웠다. 그럼에도 우리는 작은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 꿋꿋하게 준비된 전국 북콘서트를 시작했고, 그 첫 스타트를 통영에서 끊었다.
전국 30여 개 도시를 순회하는 책빵 콘서트오직 출판사가 자리한 곳이라는 이유로 성심당 대표님 부부와 저자 김태훈 소장님은 멀리 통영까지 갓 구운 빵을 들고 오셨고, 백오십여 명이 함께 모여 성황리에 북콘서트를 열었다. 그리고 서울 최인아책방과 대전 계룡문고에 이어 저자의 전국 투어가 시작되었다. 이름하여 책빵 콘서트! 성심당 책을 읽고 함께 나누는 모임이라면 전국 어디라도 저자가 빵 봉지를 들고 달려가는 북콘서트 모임은 독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고, 처음 20회를 목표로 했는데 30회를 돌파하며 전국 30여 개 도시에서 총 40여 회의 릴레이 책빵 콘서트가 이어지고 있다. 정말이지 성심당과 저자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서울, 대전, 대구, 경주, 부산 등지에 동행하며 필자도 열심히 함께 뛰었다. 그러다 독감으로 골골하며 겨울을 보내야 했지만 ㅠ) 통영의 문화예술 지도 3부작을 책으로 엮다지난 해 우리는 성심당 책뿐 아니라 오랫동안 준비했던 통영의 문화예술지도 3부작을 완성하고 책으로까지 출간,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3년 동안 통영의 풍부한 문화예술 자산을 심층 조사하고, 인터뷰 하면서 제작한 문화예술 지도의 마지막 작품 <공연지도>를 만들고, <장인지도> <문학지도>와 함께 지도 3부작을 완성하면서 3년여 축적된 콘텐츠를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통영을 만나는 가장 멋진 방법, 예술 기행>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12월에 출간되었다. 통영의 문화와 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시민단체 통영길문화연대와 3년에 걸쳐 함께한 작업이라 더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더구나 우리를 믿고 3년이나 지속적으로 후원해 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프로젝트는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남해의봄날 첫 책이 나온 때가 2012년 7월이니 올해로 출판을 시작한 지 만 다섯 해, 5주년을 맞는다.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5월의 봄날, 우리는 작지만 소박한 다섯 살 생일을 준비하고 있다. 일 년에 대여섯 권의 책을 느릿느릿 출간하면서 조금씩 지역의 삶에 스며들고, 우리를 찾는 이들과 즐겁게 소통하고 연대하며 살아온 우리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자리도 준비하고 있다. 그때는 이곳에 쓰지 못한 이야기들도 더 풍성하고 깊이있게 나눌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그리고 머잖아 지금 우리 모두가 겪는 이 혼란도 마무리되어 다시 따스한 봄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남해의봄날도 파이팅!!!을 외쳐본다. 아자! ^_^
글_남해의봄날 정은영 대표
통영에 내려온 때가 2010년 3월이니 곧 통영 살이 만 7년을 꽉 채우게 된다. 처음엔 1년만 기약하고 무겁고 지친 몸과 마음을 질질 끌다 시피 하고 내려왔는데 ‘자다가도 달려가고 싶은 바닷가’의 아름다운 풍광과 사계절 옷을 갈아입는 꽃나무의 향기에 취하다 보니 1년이 2년이 되고, 어느새 10년을 바라보고 있다. 그 사이 우리는 참 많은 일들을 했다. 출판도 시작하고, 책방도 열고, 북스테이도 운영하고 있다. 작지만 다양한 일들을 하면서 그렇게 많은 경험들을 쌓고 함께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한일 양국 서점인들이 함께한 북토크 지난 2016년은 새로 시작한 책방과 북스테이의 내실을 다지고 우리를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다섯 권의 책을 출간했다. 영국의 대도시 런던과 프랑스 시골마을을 오가며 대안적인 삶에 대해 유머와 풍자가 가득한 영국 신사 이안 무어의 에세이 <영국에서 사흘, 프랑스에서 나흘>을 시작으로 평생 책과 함께한 두 어르신들의 삶을 깊이 있게 녹여낸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 <여행자의 하룻밤>이 봄과 여름에 독자들과 만났다. 특히 일본의 현역 책방지기로 87세의 나이에도 서점에 출근하는 시바타 할아버지의 인생을 담아낸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은 <서점은 죽지 않는다>의 저자 이시바시 다케후미가 쓴 책으로 그가 직접 통영까지 찾아와 인터뷰를 하면서 한국에서의 책 출간에 애정을 보여주었다. 책이 출간된 이후에 다시 한국을 찾은 이시바시 저자는 서울 북바이북과 부산 인디고서원에서 독자들을 직접 만나는 북토크에 참여하면서 많은 서점인들에게 큰 영감을 전해주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유일한 한국 출판사 쿠온 김승복 대표의 활약과 도움이 컸고, 덕분에 한일 양국의 서점인들이 함께 모이는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잔잔하지만 아직까지도 묵직한 울림으로 독자들의 반향이 이어지고 있는 <여행자의 하룻밤>은 파주에 자리 잡은 우리나라 최초의 북스테이라 할 수 있는 ‘모티프원’의 십 년을 그 곳을 찾은 많은 게스트들의 이야기와 함께 담은 책이다. 헤이리 예술마을 촌장님이자 사진작가, 솟대 예술가이기도 한 이안수 선생님은 게스트 한 명 한 명과 밤잠을 설쳐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분으로도 유명하며 그간 국내외 3만여 명이 모티프원을 찾았다. 이안수 선생님의 책을 출간하면서 우리는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를 통해 처음 소개했던 북스테이를 본격적으로 활성화시키기로 결심, 전국 10곳의 북스테이 네트워크를 결성했고, 사이트까지 오픈했다.(booksaynetwork.com) 올 초 겨울에는 열 곳이 함께 모여 단합회를 열면서 앞으로의 방향을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기도 했다. 모두들 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분들이어서 앞으로 함께할 날들이 기대되고 설레는 밤이었다.
모두를 위한 빵집, 성심당 이야기를 출간하다!그렇게 여름을 보내고, 우리는 남해의봄날 최대 기대작의 출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3년에 걸쳐 준비하고 뜸을 들이면서 비밀리에 제작한 대전 빵집 성심당 이야기를 2016년 10월 18일 성심당 60주년을 맞아 세상에 선보인 것이다. 초기 책에 대한 반응은 정말 뜨거웠다. 페이스북에 오픈하자마자 좋아요가 7백 개를 넘어섰고, 공유와 입소문도 빠르게 퍼져갔다. 이미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춘 빵집에다 대전의 존경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성심당에 대한 관심은 놀라웠다. 그리고 출간되자마자 많은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성심당의 이야기를 다뤄주었다. 성심당은 단순히 빵집이 아니라 지역 경제와 문화의 구심점으로 성장해 온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 문화의 훌륭한 롤모델이었고, 놀라운 스토리를 가진 기업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그렇게 책은 출간 일주일이 넘어서면서 판매 상승 곡선을 이어갔고, 초판으로 찍은 5천부가 빠르게 소진되어 갔다. 그러던 중!!! 책이 나오고 딱 열흘이 되던 날 JTBC 뉴스룸에서 최순실의 태블릿 PC 특종이 보도되었고, 온 국민의 관심은 그곳으로 집중되기 시작했다. 어떤 영화나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놀라운 이야기들이 연일 쏟아지니 사람들의 관심은 책과 영화, 드라마에서도 멀어져갔다. 강력한 블랙홀의 등장으로 한창 상승세를 타던 성심당 책 역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했고, 책을 홍보하거나 마케팅 하는 것조차도 극히 조심스러웠다. 그럼에도 우리는 작은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 꿋꿋하게 준비된 전국 북콘서트를 시작했고, 그 첫 스타트를 통영에서 끊었다.
전국 30여 개 도시를 순회하는 책빵 콘서트오직 출판사가 자리한 곳이라는 이유로 성심당 대표님 부부와 저자 김태훈 소장님은 멀리 통영까지 갓 구운 빵을 들고 오셨고, 백오십여 명이 함께 모여 성황리에 북콘서트를 열었다. 그리고 서울 최인아책방과 대전 계룡문고에 이어 저자의 전국 투어가 시작되었다. 이름하여 책빵 콘서트! 성심당 책을 읽고 함께 나누는 모임이라면 전국 어디라도 저자가 빵 봉지를 들고 달려가는 북콘서트 모임은 독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고, 처음 20회를 목표로 했는데 30회를 돌파하며 전국 30여 개 도시에서 총 40여 회의 릴레이 책빵 콘서트가 이어지고 있다. 정말이지 성심당과 저자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서울, 대전, 대구, 경주, 부산 등지에 동행하며 필자도 열심히 함께 뛰었다. 그러다 독감으로 골골하며 겨울을 보내야 했지만 ㅠ) 통영의 문화예술 지도 3부작을 책으로 엮다지난 해 우리는 성심당 책뿐 아니라 오랫동안 준비했던 통영의 문화예술지도 3부작을 완성하고 책으로까지 출간,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3년 동안 통영의 풍부한 문화예술 자산을 심층 조사하고, 인터뷰 하면서 제작한 문화예술 지도의 마지막 작품 <공연지도>를 만들고, <장인지도> <문학지도>와 함께 지도 3부작을 완성하면서 3년여 축적된 콘텐츠를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통영을 만나는 가장 멋진 방법, 예술 기행>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12월에 출간되었다. 통영의 문화와 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시민단체 통영길문화연대와 3년에 걸쳐 함께한 작업이라 더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더구나 우리를 믿고 3년이나 지속적으로 후원해 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프로젝트는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남해의봄날 첫 책이 나온 때가 2012년 7월이니 올해로 출판을 시작한 지 만 다섯 해, 5주년을 맞는다.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5월의 봄날, 우리는 작지만 소박한 다섯 살 생일을 준비하고 있다. 일 년에 대여섯 권의 책을 느릿느릿 출간하면서 조금씩 지역의 삶에 스며들고, 우리를 찾는 이들과 즐겁게 소통하고 연대하며 살아온 우리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자리도 준비하고 있다. 그때는 이곳에 쓰지 못한 이야기들도 더 풍성하고 깊이있게 나눌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그리고 머잖아 지금 우리 모두가 겪는 이 혼란도 마무리되어 다시 따스한 봄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남해의봄날도 파이팅!!!을 외쳐본다. 아자! ^_^
글_남해의봄날 정은영 대표